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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8 08:56:14

사실 세카이노 오와리를 알게 되고 두 달 넘는 기간에 클래식을 들은 적이 거의 없다. 그 특유의 분위기와 감성에 취하게 되니 클래식이 너무나도 식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커뮤니티 창시자분에게는 죄송하지만 관리자(엄밀히 말하면 moderator,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하고 등한시했었다. 물론 승인/비승인은 매일마다 해왔지만 옛날처럼 구태여, 그리고 일부러 음악을 따로 듣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비발디 기악음악 전문 유튜버로서 비발디 작품에 매일 손을 대다 보니 참고한답시고 조금씩은 들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에 이르러서야 마치 오랜 시간 떠나왔던 고향에 귀환하는 심정으로 커뮤니티 내, 그리고 유튜브의 바로크 음악들을 몇 곡 감상하여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되었다. 크게는 비발디, 텔레만, 그리고 헨델의 음악들을 들었는데 늘 그렇듯 헨델의 아리아에는 영혼을 감동시키는 능력이 있다.

 

(메시아 에피소드도 그렇고 정말 성령에 사로잡히지 않는 이상 이런 음악은 도무지 나올 수 없음)

 

출처: https://youtu.be/lS20wC3h9aA

 

내가 왜 이 영상을 가져왔냐면 실은 여기에서 지휘와 솔로를 맡으신 콘트랄토 나탈리 슈투츠만께서 내가 사는 애틀랜타 지역의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식 지휘봉을 잡으셨기 때문이다. 미국 내 여성 지휘자로서는 (아마도) 두 번째이자 현재로서는 유일하다고 봐야 하는데 여러 현실적 여건과 제약상 이분의 콘서트에 갈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이다. 암튼 여러모로 참 대단하시고 존경스러운 분이시다.

 

나 또한 아울러 비록 음악을 전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일종의 불행(?)이자 잘못된 판단으로 여기고 있는 판에, 결국에는 몇 백 년 전 작곡된 음악이 나를 위로해주는 격이 되고 말았다는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모든 일은 마음 가는 대로 그리고 순리대로 이루어짐을 또한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블로그도 크게 욕심내지는 않을 작정이다. 1일 1포보다는 양질의 글을 쓰는데 더욱더 힘을 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