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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2 03:54:31

이 책에는 비발디와 마르첼로 등 바흐와 동시대를 살았던 작곡가들의 협주곡 작품들이 하프시코드(혹은 클라비코드) 버전으로 담겨 있다. 사실 평균율을 비롯한 대부분의 바흐 건반악기 작품들도 그렇지만 바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반악기에 대한 지정을 따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곡인 협주곡 특성상 쉽게 말하면 때론 음색의 변화도 주고 꾸밈음 처리도 해야 하는 일이 생기므로 하프시코드, 그중에서도 두 단의 건반을 가진 2 manual 짜리 악기가 이 작품집을 연주하는 데 있어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늘날에는 워낙 희귀하다 보니 통상적으로 피아노로 연주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이미 비발디에 대하여 빠삭하게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는 왜 평생 하프시코드를 위한 곡을 쓰지 않았을까 이렇게 질문하곤 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며 이에 대하여 온라인 상으로 다른 분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다. 오르간 오블리가토를 위한 협주곡은 있으면서 왜 당대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하프시코드를 위한 곡은 없었을까. 여러 가지 분석들이 있겠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발디의 악기인 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기군이나 다른 오케스트라 악기들과 비교했을 때 아마 곡을 제대로 쓸 자신이 없어서였을 거 같다. 절대적인 답은 아니다, 단지 나만의 소견이자 추측일 뿐이다. 

 

아무튼 이러한 비발디언들의 갈급함을 바흐께서는 속시원히 해결해주셨고, 마침 집에는 앤 도슨 필사본이라는 작품집의 레코딩 또한 있다. 유튜브에는 비발디가 쓴 것처럼 돌아다녀서 음악 초보자들에게 혼란을 주는데, 절대절대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비발디는 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혹은 피아노 같은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을 단 1도 남기지 않았다. (솔로곡과 협주곡 둘 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급하는 게 이렇게 다른 작곡가의 작품이 다른 편성이나 버전으로 편곡된 걸 전문 용어로 트랜스크립션이라 칭한다. 위의 첨부된 이미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작품집 덕분에 나는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비록 하프시코드라는 악기를 실생활에서 접하지는 못하지만 이 악기에 대한 애착이 편곡 작업을 통하여 날로 더 성장해나가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수많은 레코딩을 들어보고 또 악보를 분석해가면서 바흐가 보여주었던 다양한 건반악기 테크닉들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만들어, 나만의 특색이 가득 베인 새로운 창조물을 또한 탄생시킨다. 노래 만들기는 90프로 이상이 어디서 많이 듣던 선율과 화성 진행이므로, 나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 다양한 분야와 장르의 편곡을 선택했는데 올바르고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바흐를 통하여 음악뿐만이 아니라 인생철학까지도 배웠다.

 

 

 

참고영상은 네덜란드 바흐협회 유튜브 채널에서....

 

출처: https://youtu.be/W6PzceNJom8